Civic & Cultural

검은 땅, 빛

손동휘 / DONGHWI SOHN

검은 땅, 빛

석탄의 검은 기억 위에, 주민들의 새로운 일상은 어떤 빛으로 채워질 것인가?

손동휘 DONGHWI SOHN / Studio C
tidrnsl@khu.ac.kr

폐광촌 주민들의 치유 공간

2024년, 88년 역사의 장성광업소가 폐광한 후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은 급격한 인구 유출과 방치된 공실들로 깊은 공간적 상처를 안게 되었다. 평생을 막장에서 보낸 노년 광부들의 고단함과 소외감이 대지에 짙게 가라앉아 있지만, 산업의 퇴장 속에서도 남겨진 주민들의 삶은 계속된다.

본 프로젝트는 철암동 주거지 내 상실의 공간을 물리적·사회적으로 연결하여 주민들의 지속 가능한 일상을 정착시키는 회복 거점을 제안한다. 대지 곳곳에 분절된 유휴 공간과 옛 골목길을 입체적인 순환의 선으로 엮어, 단절되었던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고 소박한 이웃 관계를 다시 연결한다. 이 순환 동선을 따라 과거를 기록하는 ‘전시관’, 미래를 설계하는 ‘주민 교육관’, 현재의 치유를 담은 ‘공동 목욕탕’이 유기적으로 이어진다. 주민들은 어두운 갱도의 기억을 지나 밝은 채광 아래 내일을 그리며 마침내 따스한 온기 속에 서로를 보듬는다. 이 일련의 시퀀스 속에서 마을 사람들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유연한 관계망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공동체의 중심을 주체적으로 완성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