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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燒成)의 마을 : 가마에서 꺼낸 풍경

윤상이 / YOON SANGI

소성(燒成)의 마을 : 가마에서 꺼낸 풍경

흙을 빚는 손길, 삶을 품는 온기

윤상이 YOON SANGI / Studio D
ekddl2159@naver.com

도자를 빚는 과정과 가마의 온기를 건축적 공간으로 치환하여, 잊혀진 땅의 감각과 지역의 자생력을 회복하는 체류형 치유 거점 (흙의 구축, 불의 순환, 도자의 건축)

부안 유천리는 찬란한 도자 문화를 꽃피웠던 흙의 둥지였으나, 현재는 그 가치를 잃고 지방 소멸의 위기를 겪고 있다. <소성의 마을>은 이 땅이 품은 원초적인 재료인 ‘흙’과 ‘도자를 빚는 행위’에서 자생력 회복의 실마리를 찾는다. 방치된 100m 길이의 유천요업 폐공장 부지를 체류형 도자 거점으로 리노베이션 하여, 일회성 방문객을 지역에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

마을은 흙을 굽는 ‘메인 가마’, 사유의 공간인 ‘도서관’, 치유를 위한 ‘스파’와 ‘스테이’로 구성된다. 이때 가마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폐열은 버려지지 않고 스파의 온천수와 스테이의 점토 바닥 온돌을 덥히며, 마을 전체의 신진대사를 가동하는 생명력 있는 ‘열적 네트워크’로 작용한다.

공간의 구축에는 점토 건축(Earthen Architecture)이 적극 적용되었다. 메인 건물은 기존 철골 프레임에 다짐흙(Rammed Earth) 프리캐스트 벽체를 덧대어 과거와 현재를 엮었다. 대지 깊숙이 파고든 스파와 스테이는 진흙 벽돌(Adobe) 구조로 두터운 벽을 쌓아 일상과 단절된 완벽한 고요를 구현했다. 대지를 만지고 공간을 빚어낸 이 마을은, 잊혀진 촉각적 실재를 회복하는 굳건한 안식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