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vic & Cultural

Amphibious Strata

김유경 / YUKYUNG KIM

Amphibious Strata

흐릿한 경계의 공존

김유경 YUKYUNG KIM / Studio A
kykw003@gmail.com

모호한 경계의 영역 속에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상생 공간을 제안한다.

자연을 일방적으로 점유하고 소비해 온 방식은 결국 생태계 교란과 기후 위기를 초래했다. 이제는 자연을 단순히 보존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인간과 자연의 근원적인 관계를 재정의해야 할 시점이다. 따라서 인간과 자연의 경계가 모호한 하나의 영역을 공유하는 상생 공간을 형성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표이다.

서해안 갯벌은 조석간만의 차로 인해 육지와 바다의 모습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곳으로 고정된 대지가 아닌 유동적 장소라는 점에서 자연의 불확정성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따라서 생물 간의 경계를 흐리기에 이러한 물리적 특성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안산 대부도 습지 중 상동 갯벌은 달의 인력에 따라 3m에서 9m에 이르는 조석간만의 차가 발생한다. 아주 작은 미생물부터 포식자인 새들까지, 생물은 서식하는 환경이 다양하며, 수위 변화에 따라 모습을 드러내는 시간대 역시 매번 달라진다. 또한, 밀물과 썰물의 높낮이에 따라서도 생물의 분포와 밀도가 변화하게 된다.

이러한 수위 변화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형상과 공극을 선택했다. 물은 형상에 따라 유속이 조절되며, 각 생물이 점유할 수 있는 시간을 다채롭게 만든다. 공극은 작은 생물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이자 은신처가 되고, 빛과 같은 자연 요소들이 충분히 받아들여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준다.

물이 빠지는 시간에는 조개와 작은 게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물이 들어오는 순간 다시 물고기의 영역이자 새들의 휴식처로 변화한다. 형상과 공극의 차이로 인해 썰물 시에도 물이 고여 있는 공간이 생겨나며, 사람들은 수중 생물의 서식 환경을 관찰할 수 있게 된다. 갯벌이라는 2차원적 공간에 수직적 지층을 만들어 물의 높낮이에 따른 생물의 자연스러운 유입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모호한 경계의 생태적 집약체는 자연의 요소를 그대로 수용하여 동일한 영역을 함께 사용한다. 이는 인간과 자연의 물리적 거리감을 좁히고, 인간에게는 생태적 겸손함을 일깨우는 시간을 선사한다. 이 프로젝트의 구성 방식이 비로소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시 쓰는, 지속 가능한 공존의 상징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