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vic & Cultural

성역의 해체

유정우 / YU JEONGWOO

성역의 해체

축제인가요? 아니요 납골당입니다.

유정우 YU JEONGWOO / Studio E
dbwjddn209@naver.com

삶과 죽음의 공존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납골당 제시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에 따른 장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사회는 ‘납골당’이라는 장묘 문화를 빠르게 정착시켰다. 좁은 공간 안에 수많은 고인을 모실 수 있는 현대식 납골 시설은 고도로 발전한 도시 시스템이 만들어낸 가장 지혜롭고 효율적 대안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우리는 왜 그 먼 길을 걸어 납골당에 가서 고인을 만나려는 걸까? 주된 이유는 물론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서이지만, 그 근본적인 이면에는 소중한 사람을 잃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서이다. 사색을 좋아하는 사람, 웃고 떠들거나 활기찬 것을 좋아하는 사람 등 저마다의 개성은 달라도 이들이 마음에 품은 근본적인 슬픔의 감정은 같을 것이다. 하지만 효율성에 집중된 현재의 납골당은 산 자들의 상실감을 온전히 보듬지 못한다. 이 차가운 공간 속에서 치유받지 못한 슬픔은 죽음을 무겁고 무서운 것, 심지어 혐오스러운 것으로 기피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들이 사회적으로 축적되면서 결국 우리의 삶은 죽음과 동떨어지게 되었다. 본 프로젝트는 ‘납골당’이라는 시스템이 이룩한 효율성의 토대 위에 ‘산자를 위한 치유’라는 정서적 가치를 더하려는 시도이다. 죽음을 일상에서 격리하는 대신, 지상의 푸르른 공원 처럼 언제든 찾아와 슬픔을 녹여낼 수 있는 일상의 연장선으로 연결한다. 고인들에게 경건한 안식을 건네고 남겨진 이들에게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상실감을 극복하는 위로의 공간을 제공하며, 삶과 죽음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공간을 제안한다.